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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의 채집에는 값 비싸고 정교한 도구보다는 손쉽게 구할수 있는 간단한 도구들이 실용적이며 버섯의 서식환경에 따라 사용하는 도구가 조금씩 다르다.
토양에 서식하는 주름버섯목을 채집할 때에는 땅속으로 균사속을 길게 뻗는 종류가 많으므로 간단한 흙삽으로 버섯 주위의 흙을 파서 균사속이 손상되지 않도록 흙을 털면서 채집한다 . 반면 목재부후균류를 채집할 때는 버섯이 나무와 단단히 결합되어 있으므로 칼, 톱, 망치, 및 전정가위 등을 사용하여 버섯을 떼어내야 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도구는 칼인데 나무로부터 버섯이 붙어 있는 나무 껍질의 일부를 포함하여 버섯을 떼어내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
칼과 더불어 많이 사용되는 도구는 톱이다. 톱은 나무로부터 버섯을 떼어내기가 용이하지 않을 때 주로 사용되며, 이때의 톱은 일반 시중에서 판매하는 손톱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정원사들이 나무를 손질할 때 사용하는 전정가위는 잔 가지에 붙어 있는 버섯을 채집할 때 간편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채집한 버섯을 운반하는 도구로는 널찍하고 통풍이 잘 되는 손잡이가 달린 바구니가 적합하다. 유연하고 습기가 많은 버섯을 담아올 경우에는 금방 부서지거나 부패할 우려가 많으므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각 채집물은 별도의 종이 봉투에 넣어 바구니에 담으며 물기가 많은 버섯은 비닐 주머니에 넣기도 한다. 한 봉투에는 한 종류의 버섯만 담아야 하며 동일한 종류로서 표본이 많은 경우에는 여러 봉투에 나누어 담기도 한다.
버섯을 발견하면 먼저 육안으로 확인되는 거시적인 형태, 색깔, 크기 등을 관찰하고, 이어 돋보기로 확대 구조를 관찰하거나 휴대용 줄자로 버섯의 길이를 재며 현장에서 변하기 쉬운 제반 특징들을 가능한 많이 기록하여 두는 것이 버섯의 올바른 동정에 큰 도움이 된다.
버섯의 발생 시기라 하면 이른 가을이라고 말할 정도로 9-10 월에 발생하는 버섯의 종류가 가장 다양하고 분량도 많다. 그러나 반드시 가을에만 버섯이 나는 것은 아니고 계절에 따라 출현하는 종류도 다르다. 주름버섯목의 버섯들은 일년생으로서 계절이 지나면 자실체가 소실되지만, 목재부후균류는 다년생이거나 일년생이면서도 자실체의 형태를 남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연중 채집을 나가도 상당한 종류의 버섯들을 찾아볼 수 있다.
버섯의 발생과 환경은 버섯의 종류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버섯을 채집할 때에는 발생 연도, 날짜, 장소, 및 서식지를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나라는 국토의 64%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버섯의 채집 및 연구 활동에 아주 적합한 환경을 지니고 있다. 버섯 채집은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가까운 장소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채집 지역을 넓혀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버섯은 광합성을 하여 양분을 합성하는 식물과는 달리 그늘지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 발생한다. 죽은 식물체에 사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영양이 풍부한 낙엽 부식토에서 잘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목재부후균류는 살아있는 나무에 기생하는 종류들도 있지만, 대부분 죽은 나무에 사생하기 때문에 죽은 나무 밑동, 줄기, 가지, 및 낙지 등을 주목하여 찾아보면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산에 가야만 버섯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버섯은 의외로 우리의 주변 가까이 있으며, 집 주위, 길가, 도로변, 잔디밭, 교정 , 공원 숲, 또는 교외의 논밭 등에서도 뜻하지 않게 버섯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특이한 환경에서 자라는 버섯들도 간혹 있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말똥버섯은 말똥을 통하여 생활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말똥을 조사해야 찾아볼 수 있고, 죽은 곤충의 몸체에서 피어나는 동충하초를 찾기 위해서는 땅에 파묻힌 곤충의 사체를 유심히 관찰해야만 채집이 가능하다.
야외 현장에서 채집한 버섯은 생태 관찰을 마친 뒤 표본을 제작하고 영구적으로 보관할 필요가 있다. 주름버섯목 버섯은 보통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일이 쉽지 않으므로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표본으로 제작하여 처리해 두어야 한다. 표본을 만드는 데는 건조 표본으로 만드는 것과 액침 표본으로 만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간단하면서도 정리와 보존이 편리한 건조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있다.
목재부후균류와 같이 비교적 단단하면서도 모양을 잘 유지하는 버섯류는 사오일 정도 실내에 두며 자연 건조시키는 것으로도 적절한 건조 표본이 만들어진다. 반면 부패하기 쉬운 주름버섯목 버섯은 망사 건조대에서 50-60 ℃ 정도의 열풍으로 수일간 건조시키면 표본으로 제작하기에 적당한 상태가 된다. 대개의 버섯들은 건조 도중 습기가 제거되면서 자실체가 수축되어 원래의 모양이 변하고 크기와 색깔도 변하므로 건조 전에 버섯의 생체를 촬영하며 가능한 많은 특징을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건조를 마친 후에는 바삭바삭해져서 손을 대면 부서지기 쉬운 상태가 되므로 건조 후에도 수 시간 동안 공기 중의 습기를 흡수시켜 다소 유연하게 되도록 방치해 두는 것이 표본을 다루기에 좋다 .
완전히 건조한 버섯은 표본 봉투에 담아 표본 상자에 보관하면 된다. 표본 봉투의 표면에는 표본 번호, 분류 번호, 학명, 국명, 채집장소, 서식 환경, 숙주, 채집 연월일, 채집자명, 동정자명, 특기사항 등의 내용을 기입해 두는 것이 보통이다. 보관 도중 버섯 표본에 곰팡이나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보관 상태에 항상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곰팡이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제습기를 사용하여 표본실을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거나 표본 봉투나 표본 상자에 제습제를 함께 두어 표본 주변의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고, 벌레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는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좀약과 같은 방충제를 표본과 함께 넣어 두어야 한다.